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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외로움. 우리는 왜 외로움을 느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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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

인간과 외로움
이 둘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가 아닐까?

내 삶을 돌이켜봤을 때도 외로움은 항상 내 곁에 있었던 것 같다.
심지어 주위에 많은 사람이 있을 때도 외로움은 수시로 튀어나왔다.

검색 포털 사이트에 외로움을 검색해봤다.
탈무드에 있는 외로움에 대한 명언을 찾을 수 있었다.

'A man is lonely until he finds himself.'
사람은 자신을 발견할 때까지 외로워한다.

외로움은 나한테만 생기는 감정이 아닌 대부분의 사람에게 그리고 아주 오래전부터 있어왔던 감정인 것이다.

이처럼 어쩌면 모두가 가지고 있는 감정인 외로움에 대해 특히 한국인의 외로움에 대한 심리학 논문이 있었다.

 

 

한국인의 외로움(loneliness): 개념적 정의와 측정에 관한 고찰


인간의 외로움과 그것에서 벗어나려는 투쟁은 인류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되었다(Horney, 1991; Rokach, 1990). 한편, 인간은 외로울 수밖에 없는 존재이고 따라서 외로움은 참고 견딜 수밖에 없는 현상이라는 인식 때문에(Killeen, 1998), 외로움을 개념화하고 다른 변인들과의 관련성을 실증적으로 확인하려는 노력은 최근에서야 비로소 이루어졌다(Ernst & Cacioppo, 1999). 이렇듯 외로움은 1970년대 이후 특수한 임상적인 문제로 주목받기 시작했는데(Wang & Dong, 2018), 외로움은 걱정, 무력감, 분노 등 다른 부정적인 정서보다도 낮은 행복감과 더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Asghar &
Iqbal, 2019). 외로움이 매일 담배 15개비를 피우는 것만큼이나 건강에 해롭다는 영국 공영방송(British Broadcasting Corporation)의 경고처럼, 외로움은 수면장애(Cacioppo, Hawkley, Berntson, Ernst, Gibbs, Stickgold, & Hobson, 2002), 섭식장애(Levine, 2012), 면역력 저하 (Pressman, Cohen, Miller, Barkin, Rabin, & Treanor, 2005), 조기 사망률 증가(Holt-Lunstad, Smoth, Baker, Harris, & Stephenson, 2015) 등 신체적 건강을 위협하고, 우울(Horowitz, French, & Anderson, 1982), 불안(Wei, Russell, & Zakalik, 2005), 죄책감(Sermat, 1980), 절망(Rubenstein & Shaver, 1982), 자기 비하(Rubenstein & Shaver, 1982) 등 심리적 건강을 악화시켜, 자존감 (Peplau, Miceli, & Morasch, 1982)과 삶의 만족도(Goodwin, Cook, & Yung, 2001)를 낮추고, 삶의 의미마저 잃게 한다(Stillman, Baumeister, Lambert, Crescioni, DeWall, & Fincham, 2009). 결국, 외로움은 현대인의 행복을 잠식시키는 위험 요소라 할 수 있다.

최근 우리나라 심리학자들이 평정한 대한민국의 외로움 지수는 78점을 상회했고(Korean Clinical Psychology Association, 2018), 문제가 있을 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지인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OECD Better Life Index, 2019). 선행연구에서도 한국의 대학생은 미국의 대학생보다, 한국의 노인은 일본의 노인보다 더 깊은 외로움을 경험하고 있었다(Simmons, Klopf, & Park, 1991; Kim, Byeon, Kim, Endo, Akahoshi, & Ogasawara, 2009).

한국 문화에서는 개인들이 뭉쳐 ‘우리’가 되었을 때 갖는 힘을 중시하는데, 소속되기를 희망하는 집단에서 타인과 함께 ‘우리’가 되었을 때 삶의 원동력을 얻기도 하지만, 반대로 ‘우리’가 되지 못했을 경우 더 깊은 외로움을 경험하게 된다. 이에 더해 우리나라 사람들은 타인 지향적 외로움과 융합에서의 외로움을 많이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구의 인지적 관점에 따르면, 개인의 관계욕구가 자신의 내적 기준에 미치지 못할 때 외로움을 경험하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러한 상황에서뿐만 아니라 자신의 삶과 관계가 타인의 삶 및 사회적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판단했을 때 타인 지향적인 외로움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우리나라 사람들은 과밀착된 관계에서 보호와 관심에 대한 욕구가 충족되기도 하지만, 자율성 결여와 이로 인한 심리적 거리감 때문에 오히려 융합에서의 외로움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에서는 외로움에 대한 통합적 정의와 한국인이 경험하는 문화 특수적인 외로움을 바탕으로 4개의 외로움 척도를 개념적으로 분석하였다. 그 결과, 대부분의 척도들이 외로움의 본질적인 요소인 ‘고통스러운 정서’를 구체적으로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고, ‘고통’ 또는 ‘불쾌’라는 외로움의 정서적인 방향조차 충분히 드러나지 않는 문항들이 다수 발견되었다. 이는 Stein과 Tuval-Mashiach(2015)의 주장과 일치하는데, 지금까지 외로움에 대한 논의가 주로 인지적 접근을 중심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척도에 포함된 문항들이 외로움의 정서적인 측면(쓸쓸함, 공허함, 고통 등)을 구체적으로 반영하지 못할 경우, 척도가 평정하는 것이 외로움인지 아니면 우울, 분노, 절망 등의 다른 부정적 정서나 관계(불)만족인지가 모호해진다. 또한, 대부분의 척도에는 유사 구성개념 또는 관련 구인을 측정하는 문항들이 일부 포함되어 있어서 외로움을 배타적으로 측정하지 못하는 한계를 지니고 있었다. 앞서 논의한 것처럼, 외로움과 유사 변인들은 개념상 서로 중복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외로움을 측정하는 검사 도구에 유사 구성개념을 반영하는 문항들이 일부 포함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외로움을 측정하는 척도에 전혀 다른 구성개념을 나타내는 문항들이 포함될 경우 척도의 구인타당도에 심각한 문제가 초래될 수 있다. 이렇듯 기존의 척도에서 고통스러운 정서 등 외로움의 본질적인 측면들이 간과되거나, 유사 변인 또는 전혀 다른 개념을 반영하는 문항들이 포함되는 이유는, 외로움에 대한 개념적 논의와 이론적 관점들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문항들이 제작되었거나, 또는 이론적 관점을 따랐지만 특정 이론에 경도되어 외로움의 전체적인 모습을 포착하지 못한 데서 기인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서영석, 안수정, 김현진, & 고세인. (2020). 한국인의 외로움(loneliness): 개념적 정의와 측정에 관한 고찰. 한국심리학회지: 일반, 39(2), 206, 232, https://doi.org/10.22257/kjp.2020.6.39.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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