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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커플 관계. 건강한 커플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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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두 사람이 만나 사랑에 빠질 확률은 얼마나 될까?
흔히 이것은 로또에 맞을 확률만큼 어렵다고 한다.

이런 기적의 확률로 만난 두 사람인데 시간이 지날수록 다툼이 잦아지다 서로에게 지쳐버리는 경우가 많다.

왜 자주 다투게 되는 걸까?
왜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고통을 느끼게 되는 걸까?

아래 논문에서는 커플 관계에서 건강하고 장기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필수 덕목이 있다고 한다.

 

커플



IBCT에 기반한 커플 관계 다름 수용 척도 개발 및 타당화


커플 치료 프로그램에서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은 매우 중요한 요소로 여겨진다. 실제로 대다수의 커플 치료들은 일정 부분 수용을 함양하기 위한 절차와 기법들을 사용하고 있다(Jeong & Shin, 2007, Lee, 2006; Lee, 2011). 그러나 파트너 간 다름에 대한 수용(acceptance)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어떠한 심리적 과정을 거쳐 수용에 이를 수 있는지 등 이론적 개념 및 작용 메커니즘을 체계적으로 밝힌 연구는 부족하다. 또한 커플 관계에서 서로의 다름을 수용하는 태도를 측정하기 위한 측정 도구도 마땅치 않다. 다양성에 대한 인식과 다름에 대한 포용은 현대 사회 구성원들에게 필수적인 덕목으로 여겨지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정치적, 사회적 차원의 수용적 태도를 측정하는 다양한 척도들이 사용되고 있다. 관용성 척도(Kim & Kim, 2006), 다문화 수용성 척도(Park, 2013), 다양성 수용 척도(Lee, 2014) 등은 자기와는 다른 삶의 방식을 지닌 사람들이나, 다른 인종, 문화, 계층에 속하는 사람들의 인권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태도를 측정하는 도구들이다. 그러나 해당 척도들은 공동체 사회의 일원으로서, 불특정 다수에 대한 거시적 차원의 수용성을 측정하고 있다. 커플 관계는 물리적, 정신적으로 강력한 결속력을 지니기에, 서로의 다름을 수용하는 일이 더욱 어려울 수 있다. 서로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해 오히려 객관적인 시각에서 상대를 조망하기 어려울 수 있고(Long et al., 1999), 관계에 대한 비합리적인 신념을 가지게 될 가능성도 크다(Kim & Kwon, 2009; Lee & Seo, 2011). 따라서 커플 관계라는 특수한 맥락에서 개인적 차원의 수용 태도에 초점을 맞춘 도구가 필요하다.

커플 관계에서 파트너 간의 차이를 이해하고 수용하는 것은 건강하고 장기적인 관계 유지를 위해 필수적인 덕목이다. 커플 치료 분야에서 수용의 요소가 활발히 적용되어온 반면(Lee, 2006; Lee, 2011; Peterson et al., 2009; Song, 2006), 커플 관계에서 수용의 이론적 개념과 구체적인 작용 메커니즘에 대한 연구는 드문 실정이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IBCT(Jacobson & Christensen, 1996) 이론에 기반하여 커플 관계에서 서로의 차이를 수용하는 정도를 측정하는 자기보고식 척도를 개발하고 타당화하였다.

인구통계학적 변인에서 커플 관계 다름 수용 태도는 연령이 증가할수록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Jacobson 등(1986,1987)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연령은 커플 치료의 효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인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나이가 많을수록 커플 치료 성공률이 낮으며, 연령 효과는 결혼 지속 기간의 효과를 배제하고서도 유의미하였다. 또한 전통적인 성역할을 고수할수록 커플 치료 효과가 낮은 경향이 있는데, 이는 가부장적인 결혼 관계 내에서는 치료적 개입을 통한 기존의 역할 변화에 저항적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위 내용을 토대로 볼 때, 나이가 많을수록 커플 관계에서 더욱 경직된 태도를 지닐 가능성이 있고, 서로의 차이에 대한 수용도가 낮을 것으로 추측해볼 수 있다. 한편, 연령 효과를 이해하기 위하여, 개인주의와 집단주의에 대한 세대 효과, 다문화 수용에 대한 인식의 변화 및 제도의 확대 같은 사회문화적 요인도 고려해볼 수 있다. 한국 사회는 개인주의 문화가 빠른 속도로 확산되었고, 인구구성의 다양성도 크게 증가하였다(Whang & Kim, 2004).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발맞추어 개인의 사적 영역을 존중하고, 문화 상대성 및 정치적, 사회적 관용을 강조하는 공교육도 확대되었다(Chung & Jung, 2012; Park et al., 2011). 따라서 개별성에 대한 존중이 상대적으로 젊은 세대에게 더욱 익숙하고 권장되는 가치일 수 있다.

커플 관계 다름 수용 태도는 연령 변인을 통제하고도 성별에 따라 유의한 차이가 있었는데, 남성의 수용 태도가 여성에 비해 다소 높았다. 일반적으로 남성이 여성에 비해 독립적이고 성취 지향적이며, 여성이 남성보다 관계지향적이고 상호의존적 욕구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Helgeson, 1994). 또한 여성들이 커플 관계에서 친밀함을 추구하면서 파트너의 변화를 요구하고, 남성들이 거리감을 유지하며 변화에서 물러나는 패턴을 주로 보인다는 결과도 있다(Christensen & Heavey, 1993; Jacobson & Christensen, 1996). 남성들이 커플 관계 내에서 더욱 독립성을 추구하고 감정적인 개입을 덜 하므로, 상대를 변화시키려는 시도와 요구가 적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Jacobson과 Christensen(1996)은 성별과 관련된 요구/철회 패턴이 전통적인 사회구조 내에서 남녀 간의 힘의 불평등을 반영할 수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커플 관계 내에서 여성들이 남성에게 변화를 요구하는 것이 박탈된 자원과 열악한 지위를 되돌리기 위한 시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수용과 관련된 성차의 문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추후 연구에서 커플 관계 내의 권력 구도 같은 요소들이 함께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다만 커플 관계 다름 수용 태도와 인구통계학적 변인들과의 관계는 반복 검증 및 종단적 연구를 통해 확정할 수 있을 것이다.

 

 

임아영, & 이훈진. (2020). IBCT에 기반한 커플관계 다름 수용 척도 개발 및 타당화. 한국심리학회지: 일반, 39(4), 600, 622, 624-625, https://doi.org/10.22257/kjp.2020.12.39.4.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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