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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잘 잔 하루 수면, 삶의 만족도가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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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잔 하루 수면, 삶의 만족도가 올라간다?

잠이 보약이라는 말까지 있을 정도로 잠은 우리의 건강을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주제 중 하나이다. 우리의 삶의 약 1/3을 잠으로 보낸다고 하는데 이렇게 긴 시간을 잠에 투자하는 만큼 잠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잠을 잘 자는 것에 대해 여러 긍정적인 효과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대부분 건강과 관련이 있는데 잘 잔 하루 수면으로 삶의 만족도가 올라갈 수 있다는 심리학 연구 결과가 있다.

잠자는 아기

 

청년기의 수면과 행복: 기억의 긍정성 편향을 중심으로


어떻게 사는 것이 좋은 삶인가? 좋은 삶을 영위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이는 비단 개인의 물음을 넘어 국제 사회의 주요 화두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지난 30년간의 연구를 통해 수렴된 결론 중 하나는 바로 좋은 사회적 관계다(Diener & Seligman, 2002). 인간은 근본적으로 소속에 대한 강한 욕구를 가지며(Baumeister & Leary, 1995), 다른 사람들과 함께 어울릴 때 큰 행복감을 경험한다(Csikszentmihalyi & Hunter, 2003; Kahneman, Krueger, Schkade, Schwarz, & Stone, 2004). 같은 맥락에서 “행복”이라는 단어를 듣고 과반수의 한국 대학생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은 가족이나 우정과 같은 관계적 개념이다(Shin, Suh, Eom, & Kim, 2017). 그러나 어떤 사람도 늘 사회적일 수는 없다. 대표적인 예로, 사람들은 삶의 약 삼 분의 일 가량을 잠을 자는 데 사용하며 자는 동안 우리는 본질적으로 홀로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행복 연구들이 사회적 영역에 치중되어 있던 반면 본 연구는 그동안 다소 간과되어 왔던 비사회적인 영역, 그중에서도 특히 수면에 주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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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은 실로 인간의 오랜 관심사였다. 고대 그리스 아리스토텔레스는 위장에서 따뜻한 증기가 올라와 사람들을 잠들게 함으로써 인체가 회복된다고 보았으며, 프로이드를 비롯한 정신분석학자들은 수면 중에 자아의 억압된 욕망이 표출된다고 보았다. 그러나 수면이 보다 체계적인 연구의 대상이 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수면의 중요성을 다룬 연구들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첫 번째는 수면량에 관한 연구들로, 만성적인 수면 부족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의 상황과 맞물려 주목을 받고 있다(Gillberg & Akerstedt, 1998; Johnson & Spinweber, 1983).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수면에 있어 단순한 양보다 질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Pilcher, Ginter & Sadowsky, 1997; Verlander, Benedict, & Hanson, 1999). 예를 들어, Finan, Quartana 및 Smith(2015)의 연구에서 참가자들은 세 집단에 할당되었다. 한 집단의 참가자들은 수면의 양은 보장되었지만 질은 감소하도록 처지 받았으며(자주 깨도록), 다른 집단의 참가자들은 수면의 질은 보장되었지만 양은 감소하도록 처지 받았으며, 마지막 통제 집단의 참가자들에게는 아무런 처치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연구자들은 이를 통해 각 집단에 따른 긍정 정서의 변화 추이를 살펴보았다. 실험이 시작된 지 3일째가 되자 수면의 양이 보장된 참가자들의 긍정 정서는 질이 보장된 참가자들에 비해 기저선 대비 유의하게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상의 결과는 수면의 역할과 중요성을 논하는 데 있어 수면의 질에 대한 이해가 핵심적임을 시사한다.


일부 연구자들이 직, 간접적으로 수면의 질과 행복의 관련성을 밝힌 바 있다. 예를 들어, Gray와 Watson(2002)은 낮은 수면의 질이 신경증과 관련됨을 밝혔으며, 이는 임상 집단, 대학생 등 다양한 집단에서 재확인 되었다(Bonnet, 1985; Lacks & Morin, 1992; Pilcher & Huffcutt, 1996).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논하기는 어렵지만 신경증과 행복의 강한 부적 상관(DeNeve & Cooper, 1998)을 고려했을 때, 수면의 질이 행복과 밀접한 관련을 맺을 것임을 추측할 수 있다. 보다 직접적으로, 지난밤 수면의 질은 다음날 정서를 예측하는 단서가 될 수 있다(Franzen, Siegle, & Buysse, 2008; Scott & Judge, 2006; Totterdell, Reynolds, Parkinson, & Briner, 1994). 예컨대 한 연구에 의하면, 수면의 질은 인구 통계학적 요인, 기질적 정서, 배우자와의 다툼과 같은 일상의 사건 등을 통제하고서도 이튿날 아침의 정서를 예측했으며, 그 영향력 또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Sonnentag, Binnewies, & Mojza, 2008). 나아가 이러한 수면의 긍정적 효과는 보다 인지적인 행복감에도 적용되는 것으로 보인다(Paunio et al., 2009; Steptoe, O'Donnell, Marmot, & Wardle, 2008).

수면은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로, 우리는 흔히 잠의 즐거움을 일컬어 ‘달콤하다’고 표현한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많은 현대인들은 수면을 시간 낭비라고 여긴다. 특히 경쟁적인 한국 사회에서 잠은 학업 및 개인의 성취 등을 위해 희생되어야 하는 무엇으로 간주하기 쉽다. 실제로 행복 분야에서도 수면은 그 함의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했다. 반면 본 연구는 총 3개의 연구를 통해 수면이 그동안 간과된, 그러나 중요한 행복의 원천임을 밝혔다. 나아가 좋은 수면이 기억의 긍정성 편향을 이끎으로써 행복에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구체적으로 대학생들의 수면의 질은 삶의 만족도와 정적 상관이 있었으며, 이는 행복과 밀접하게 관련된다고 알려진 여타 변인들(소득, 사회적 관계)을 통제하고서도 유효했다(연구 1). 이어서 인과성을 추론하기 위해 시간 간격을 두고 실시된 두 개의 연구 결과, 행복의 기저선 수준을 통제하고서도 2주간(연구 2), 그리고 하루 동안(연구 3)의 수면의 질은 삶의 만족도를 유의하게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연구 3에서 하루 간격으로 회상 과제를 반복 실시한 결과, 잠을 잘 잔 사람일수록 동일한 일화를 전날에 비해 더 긍정적으로 떠올리는 경향이 있었다. 요컨대, 좋은 수면은 일상의 기억을 보다 긍정적으로 재구성하도록 이끌며, 이는 부분적으로 행복에 기여할 수 있다.

신지은, 김정기, & 임낭연. (2017). 청년기의 수면과 행복: 기억의 긍정성 편향을 중심으로. 한국심리학회지 : 문화 및 사회문제, 23(2), 272-275, 284-285, https://doi.org/10.20406/kjcs.2017.05.23.2.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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