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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질투를 해야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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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투를 해야하는 이유가 있다고 하면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질투하는 고양이


보통 질투라고 하면 부정적인 감정으로 표현되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특히 질투를 느끼는 본인조차 이 감정을 감추기 위해 애써 노력한다.

그렇다면 이 질투라는 감정은 정말 부정적인 부분만 있는 것일까?

생각하지도 못한 질투의 긍정적인 면에 대해 연구한 심리학 논문이 있었다.


질투와 존경의 이득 비교: 작업기억 용량의 정서 조절 효과


2015년 서울 모 사립대 수시 전형에 합격한 수험생이 자신도 모르는 새 합격이 취소되는 일이 있었다. 그런데 경찰 수사 결과, 인터넷에서 만난 친구가 이 학생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한 뒤에 등록을 취소시켜 버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유는 질투심 때문이었다(2015년 2월 3일 MBC 뉴스). 또한 강다겸과 장재홍(2013)이 여중생 54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피해의 지속 기간이 가장 길고, 정신적 후유증이 심각한 관계적 공격성(예: 집단 따돌림, 나쁜 소문 내기)은 여중생의 시샘 및 질투와 정적 상관관계가 있었다.


질투는 사회 비교과정에서 자신보다 우월한 타인의 특성, 성취, 소유가 부각될 때 유발되는 부정적인 정서로 정의된다(Parrot & Smith, 1993). 기형도 시인(1991)은 ‘질투는 나의 힘’이라는 시에서 ‘나 가진 것 탄식밖에 없어. 단 한 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는 문장으로 질투의 고통을 표현했다. 일상에서도 우리는 ‘부러우면 지는 거다’라는 말을 흔히 듣는다. 지금까지 선행연구들(Duffy & Shaw, 2000; Parks, Rumble, & Posey, 2002; Schaubroek & Lam, 2004)에서는 질투의 역기능을 중심으로 다루었으며, 질투는 타인을 공연히 미워하거나 해를 가하는 동기를 활성화시키기 때문에, 질투에서 느껴지는 고통스러운 정서의 조절은 개인과 사회를 위해 중요하다고 했다.

질투는 지금까지 부정적인 감정으로서 피해야 할 것으로 생각되었으며, 사회적으로도 남을 질투하는 것은 부정적인 인상을 주게 된다. 또한 우리는 타인의 성공을 함께 기뻐해주어야 한다고 배우는데, 이것과 모순된 반응인 질투는 우리에게 마치 죄를 지은 것 같은 창피함을 느끼게 한다(Foster, 1972; Smith & Kim, 2007). 따라서 실제로는 자신보다 월등한 타인을 질투하지만, 사회적으로 긍정적으로 평가되는 존경심으로 바꾸어 표현하기도 한다(Cohen-Charash, 2009; van de Ven, Zeeleberg, & Pieters, 2011). 존경에 관한 선행연구들(Thrash & Elliot, 2004; Algoe & Haidt, 2009)에서는 존경이 타인의 성취에 대한 긍정적인 수용으로서, 타인과의 연결성, 개방성 및 활력을 이끌어낸다고 하였다.

반면 사회 비교의 과정에서 유발되는 부정적인 정서가 자기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들도 존재한다. 예를 들어, Cohen-Charash(2009)는 질투하는 개인이 질투 대상과의 차이를 줄이고자 하기 때문에 자기 개선의 노력이 증가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몇몇 선행연구들(Parrott & Smith, 1993; Smith & Kim, 2007; van de Ven, Zeeleberg, & Pieters, 2009)에서는 질투(envy)를 선의적 부러움(benign envy)과 악의적 부러움(malicious envy)을 함께 포함한 개념으로 사용하지만, 본 연구에서는 이 중 악의적 부러움만을 연구 대상으로 한다. 또한 선행연구(Cohen-Charash, 2009)에서는 질투를 성향적 질투(dispositional envy)와 상태적 질투(state envy)와 구분하여 사용한다. 예를 들어 열등감이 많은 개인들이 사회 비교 과정에서 상대방에 대해 질투를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면, 이 경우는 성향적 질투에 해당한다. 이에 비해 자기개념에 있어 중요한 것을 상대방이 더 우월하게 성취했다면, 이러한 사회 비교의 상황에서는 누구나 질투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또는 과거에 자신보다 탁월한 능력을 가진 사람을 회상한다면 누구나 질투의 기억을 떠올릴 수 있다. 이 경우는 상태적 질투 또는 일화적 질투(episodic envy)라고 볼 수 있다. Cohen-Charash(2009)는 성향적 질투가 대체로 심리적 고통이 주가 되는 정서적 요소에 한정되어 있다면, 상태적 질투는 거의 누구나 경험하며, 정서적, 인지적 및 행동적 요소가 모두 포함된 다면적 구조라고 하였다. 이에 따라 본 연구에서는 상태적 질투에 초점을 맞추어 질투와 존경의 이득에 관해 살펴보고자 한다.

본 연구에서는 두 개의 실험연구를 통해 질투와 존경이 정서적/인지적 측면에서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분석하였다. 또한 작업기억 용량의 개인차를 통해 질투와 존경의 정서가 자기 향상을 동기화하고, 정보처리 과정을 촉진시키는데 차별적인 영향을 주는지를 검증하였다.

질투 조건에서는 불안과 학습 시간의 유의한 정적 상관관계가 나타나, 높은 불안을 보고한 참가자들의 경우 자기 향상을 위한 학습 시간을 증가시키겠다고 보고한 정도가 높았다. 반면 이러한 경향은 존경 조건에서 나타나지 않았다. 존경 조건에서는 정서적 요인, 인지적 요인 및 자기 향상의 동기화 정도 간에 유의한 상관관계가 나타나지 않았다.

한편 연구 2에서는 질투를 점화한 조건에서 존경을 점화한 조건이나 통제조건보다 정보처리의 정확성이 더 높은지를 비교했다. 그 결과 질투 조건에서는 존경 조건과 통제조건보다 회상의 정확성이 더 높게 나타났다. 또한 질투 조건에서는 타인의 이득에 대해 합당함을 느끼는 정도가 존경 조건보다 유의하게 낮았으며, 시나리오 회상에서는 질투 조건의 정확도가 존경 조건이나 통제조건보다 유의하게 더 높았다.

신홍임, & 김주영. (2016). 질투와 존경의 이득 비교: 작업기억용량의 정서조절효과. 한국심리학회지 : 문화 및 사회문제, 22(1), 42-44, 5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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