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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정신건강은 신체건강에 영향을 미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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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은 신체건강에 영향을 미치는가? 긍정적인 생각이 건강한 몸을 만든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있다.

이와 관련해서 생각나는 일화가 있다.
고등학교 때의 일이다.
아파서 조퇴하기 위해 담임 선생님을 찾아갔는데 담임 선생님께서는 "아픈 건 모두 정신력이 약해서 그런 것이다. 참고 이겨내라."라고 하면서 집에 보내주지 않으셨다. 억울한 마음을 가지고 교실로 돌아갔는데 너무 억울하고 화가나서인지 아픈 것을 잊어버렸던 기억이 있다.

그 당시에는 억울했지만 이후 살아가면서 그 선생님의 말이 정신력을 강화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나의 이 개인적인 경험이 다른 사람에게도 일어나는 일인지 궁금해졌다. 심리학 논문을 보던 중 정신건강과 신체건강과의 관계에 대해 연구한 논문을 찾게 되었다.

 

건강



정신건강과 일반적 신체건강 간 관계


Keyes(2002, 2007)는 먼저 정신적 웰빙을 정신적 번영(flourishing), 중간 수준(moderate)의 웰빙, 정신적 쇠약(languishing)의 세 수준으로 구분한 후, 정신장애의 유무에 따라 정신건강 집단을 추가적으로 분류하였다. 정신장애가 없는 경우, 정신적 웰빙 수준에
따라 ‘정신적 번영’, ‘중간 수준의 정신건강’, ‘정신적 쇠약’의 세 집단으로 분류된다. 그리고 정신장애가 있는 경우, 정신적 웰빙 수준에 따라 ‘단순 장애 집단’과 ‘쇠약 및 장애 복합 집단’으로 구분된다.

Keyes(2002)는 이러한 유형 분류에 기초해 정신건강 집단에 따른 신체적 건강상의 차이를 조사하였다. 그 결과, 지난 한 달간 정신건강 또는 정신건강과 신체건강 모두로 인해 6일 이상 전혀 일할 수 없었던 사람이 정신적 번영 집단에는 단 한 명도 없었으나, 중간 수준의 정신건강 집단에는 0.5%, 정신적 쇠약 집단에는 2.2%, 단순 장애 집단 2.5%, 쇠약 및 장애 복합 집단에는 11.9%의 비율로 나타났다. 그리고 지난 한 달간 정신건강 또는 정신건강과 신체건강 모두로 인해 6일 이상 일을 줄여야 했던 수를 정신건강 집단별로 비교했을 때도 번영 집단은 0%이나, 단순 쇠약 집단은 1.6%, 그리고 쇠약 및 장애 복합 집단은 16.8%로 차이를 보였다. 또 정신건강 집단에 따른 만성신체 질환의 유병률을 살펴본 연구(Keyes, 2007)에서는 위장, 등과 허리, 관절에서의 문제고혈압 등의 만성질환에서 정신건강 집단 간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정신적 번영 집단에서는 가장 적은 평균 1.5개의 만성적 질환을 나타냈고 중간 수준의 정신건강 집단은 2.1개, 단순 장애 집단과 정신적 쇠약 집단은 각 3.1개, 그리고 쇠약 및 장애 복합 집단에서는 평균 4.5개의 질환 빈도를 나타냈다. 즉 정신적 번영 집단이 신체건강 면에서 가장 양호한 수준이었으며, 다음으로 중간 수준의 정신건강 집단, 정신적 쇠약 집단, 단순 장애 집단 그리고 쇠약 및 장애 복합 집단 순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들은 정신건강과 신체건강이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들에서는 주로 의학적인 치료가 요구되는 보다 심각한 질병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건강한 삶을 위해서는 의학적인 치료가 요구되는 심각한 질병 이외에도 감기에 걸리는 빈도와 감기 증상의 심각도 등과 같은 일반적 신체건강 요인들도 중요할 수 있다. 여기에서 일반적 신체건강 요인은 위장 계통 및
관절에서의 문제, 고혈압, 당뇨 등 장기적인 의학적 치료를 필요로 하는 만성질환과는 달리, 감기처럼 신체적인 기능 이상을 동반하지만 증상이 상대적으로 단기간에 호전되거나 심각한 수준의 의학적 처치 없이도 자연적인 회복이 일어나는 문제를 뜻한다.

감기는 사람들이 흔히 겪는 가벼운 질환으로서 병원의 외래에서 가장 높은 빈도로 진료가 이루어지는 질환 중 하나다(이사라 등, 2009). 감기는 대체로 1~2주 정도에 회복될 수 있는 질환으로 여겨지지만, 학생들에게는 수업 결석 및 집중력 저하, 직장인들에게는 생산성 저하 등과 같이 개인적 일상생활의 지장 및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키는 주요한 원인으로 손꼽힌다(Smith, Thomas, Kent, & Nicholson, 1998; Takkouch, Regueira, & Gestal-Otero, 2001). 선행 연구(Bramley, Lerner, & Sarnes, 2002)에 따르면, 한 번 감기에 걸렸을 때 성인은 평균 8.7시간 동안 일하지 못하게 되며, 미국에서 감기로 인한 결근일이 연간 2억 천 4백만일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미국에서는 연간 유행성 감기가 아닌 일반 감기로 인한 직접적 의료 비용이 170억 달러로 추정되며(Fendrick,
Monto, Nightengale, & Sarnes, 2003), 결근 및 생산성 저하, 그리고 자녀의 감기로 인해 자녀를 돌보면서 생기는 결근을 포함한 간접적인 경제적인 손실은 무려 2백 5십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Bramley et al., 2002).

본 연구에서는 정신건강과 일반적 신체건강 간 관계를 조사하기 위해, 정신장애와 정신적 웰빙의 두 축을 활용해 분류한 정신건강 유형에 따라, 감기에 걸린 횟수와 같은 일반적인 신체적 건강 관련 변인들에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는지를 조사하였다. 그 결과, 가설에서 예측한 대로, 정신건강 집단에 따라 일반적 신체건강 관련 변인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났다. 정신건강 집단에 따라 감기 취약성(감기에 더 잘 걸리는 것)에서 차이가 있었으며 특히 정신적 번영 집단이 정신적 쇠약 집단뿐만 아니라 중간 수준의 정신건강 집단보다도 감기에 덜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감기 심각도 수준에서도 정신적 번영 집단이 중간 수준의 정신건강 집단에 비해 더 경미한 감기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들은 정신건강 유형에 따라 신체적
건강 관련 지표들에서 차이가 있음을 확인한 선행연구 결과들과 일치하는 것이다(임영진 등, 2012; Keyes, 2002, 2005, 2007).


김현정, & 고영건. (2016). 정신건강과 일반적 신체건강 간 관계. 한국심리학회지: 건강, 21(4), 817-818, 823, https://doi.org/10.17315/kjhp.2016.21.4.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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