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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대학생과 음주,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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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과 술자리는 예전부터 너무나 당연한 불문율이 된 듯하다.
지금까지도 그렇다.

처음에는 강제로 참석했던 술자리가 점점 자발적으로 바뀌고 음주량이 과다해지는 경우가 특히 대학생 때 많이 발생하는 것 같다. 한두 명이 아니라 정말 많은 사람이 이런 패턴으로 술과 가까워지는 것을 보고 들었다.

이렇게 변하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또 이런 음주 문화에 빠지지 않는 사람과의 차이는 무엇일까?

심리학 논문 중 이에 대해 연구한 논문이 있다.

만취

지속적인 문제 음주를 보이는 대학생의 심리적 특성에 관한 질적 연구


대학생은 일반 성인과 비교하여 음주량, 음주 빈도, 연․월간 음주율이 높다(이지현, 2010; 이지현, 제갈정, 김동학, 2010). 세계보건기구(WHO)가 음주 소비의 위해성과 의존성을 평가하고자 개발한 측정 도구인 AUDIT(Alcohol Use Disorder Identification Test)의 점수를 비교했을 때도 대학생의 알코올 의존 비율(6.5%)이 성인의 알코올 의존 비율(3.5%)보다 높게 나타났다(이지현, 2011).

그러나 문제 음주를 나타낸 대학생들이 이후에 모두 알코올 사용 장애(Alcohol use disorder) 진단을 받는 것은 아니다. 알코올 사용 장애의 유병률은 18∼25세에는 16.8%로 높지만, 26세 이상에서는 6.2%, 64세 이상에서는 1.3%로 점차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Substance Abuse and Mental Health Services Administration, 2008).

학자들은 알코올 사용 장애의 유병률이 성인 초기에 높게 나타나는 현상을 시기적 특수성과 관련지어 설명했다. 대학생들은 대학 시기를 현실로부터의 ‘타임아웃(time out)’, 즉 성인으로의 이행이 유예된 시기로 지각하며 이러한 시기적 특수성이 폭음을 허용하는 요소로 작용한다(Colby, Colby, & Raymond, 2009). 이러한 이유로 Zucker(1987)는 대학 시기에 잦은 폭음 행동을 보이지만 졸업 이후에는 사교 음주에 머무르는 ‘발달적으로 제한된 알코올 중독(developmentally limited alcoholism)’이라는 유형을 제안하기도 했다(Ham & Hope, 2003에서 재인용).

본 연구는 질적 연구를 통해 대학생의 문제 음주 변화 및 지속 과정을 보다 정교하게 관찰함으로써 두 집단 간 유사점과 차이점을 실제 현상 속에서 발견하고자 하였다. 문제 음주 개선집단과 지속 집단의 공통점은 모두 대학에 입학한 이후에 본격적인 음주를 시작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입학 후 신입생 오리엔테이션과 MT, 학과․동아리별 모임, 미팅 등 모임이 잦았으며, 이런 모임에서 술을 마시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또한 이런 모임에서 자신의 주량을 넘겨 술을 마시고 술의 긍정적․부정적 효과를 경험하는 것도 공통점으로 나타났다. 두 집단 모두 술을 마신 후 기분이 좋아지고, 사람들과 쉽게 친해질 수 있고, 대화가 진솔해지는 긍정적 경험을 했다. 숙취와 구토 같은 신체적 고통, 단기기억 상실이나 물건을 잃어버리고, 타인과 다투는 등의 부정적 경험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봤을 때, 대학 입학 후 잦은 술자리와 음주의 긍정적․부정적 효과를 경험하는 것은 두 집단이 공통적으로 공유하는 것으로 보인다.

두 집단의 차이점은 우선 성격적 특성을 꼽을 수 있다. 문제 음주 지속 집단의 경우 맥락적 조건에서 성격적 특성으로 ‘자기표현의 어려움’이 도출되었다. 이들은 술을 마시지 않은 상황에서는 다른 사람의 시선을 많이 신경 쓰게 되고, 쑥스러움을 느껴 솔직한 이야기를 꺼내기 어렵다고 보고했다. 자기표현의 어려움은 임상군을 대상으로 한 질적 연구에서도 주요한 요인으로 나타난 바 있다(신경주, 김유숙, 2009). 참여자들은 술이 사회적 장면에서 느끼는 수줍음과 불안 같은 부정적 정서를 완화시켜주는 경험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문제 음주 지속 집단은 술자리에서 소외감을 피하고 ‘샌님’ 이미지를 벗고자 음주를 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Cox와 Klinger(1988)가 제시한 4가지 음주 동기 중 대처 및 동조 동기에 해당한다. Cox와 Klinger(1988)는 음주 동기를 고양, 사교, 대처, 동조 동기로 구분하였다. 고양 동기와 사교 동기는 정적인 강화를 얻기 위한 음주 동기인 반면 대처 동기와 동조 동기는 부적인 강화를 얻기 위한 음주 동기이다.

술의 긴장 완화 효과는 술자리에서 더 솔직한 자기표현을 하도록 촉진한다. 이러한 음주의 효과에 대한 평가에서 집단 간 차이가 있었다. 문제 음주 개선집단은 취한 상태에서 드러난 자신의 모습을 부끄러워하고 후회했으며 술자리에서 친해진 인간관계를 돌아보며 ‘덧없음’을 느꼈다. 반면 지속 집단은 ‘취했을 때 모습이 진짜 나’라고 생각하고, ‘술을 통해 인간관계가 더 깊어진 느낌’을 보고했으며, 술자리에서 보인 행동에 대한 부끄러움과 후회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사그라지고 추억으로 미화되었다. 다시 말해 개선집단에서는 ‘술자리에서 느꼈던 흥미 상실’과 ‘음주 경험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건강상의 문제’와 함께 음주 동기를 약화시키는 중재적 조건으로 나타났지만, 지속 집단에서는 음주 후 실수에 대한 긍정적 재평가가 음주 지속으로 이어지게 하는 작용/상호작용 전략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탈억제에 대한 기대가 높은 학생들이 높은 음주량을 보이며(Wood et al., 1992), 탈억제 성향은 2년 후 음주 수준을 예측하는 가장 좋은 변인이었다는 연구 결과와 일치한다(Schall, Weede, & Maltzman, 1991).


박아름, 권석만, & 김빛나. (2018). 지속적인 문제음주를 보이는 대학생의심리적 특성에 관한 질적 연구: 근거이론에 기반하여. 한국심리학회지: 임상심리 연구와 실제, 4(3), 396,412-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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