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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완벽주의자가 벼락치기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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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릴 때부터 완벽주의 성향을 가진 아이였다.
그런데 이상하게 시험만 앞두고 있으면 꼭 벼락치기로 공부해서 시험을 봤다.
완벽하게 시험을 준비하려면 오랜 기간 공부를 꾸준히 열심히 해서 봐야 할 것 같은데 그렇지 않았다.
그때는 그저 공부하기 싫으니까 그랬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이유뿐만이 아니라 다른 이유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완벽주의가 벼락치기와 연관이 있다는 것이다.


완벽주의

 

대학생의 완벽주의와 학업 지연 행동의 관계: 스트레스 대처방식의 조절 효과


주관적 불편감을 겪으면서도 자신이 할 일을 불필요하게 미루는 행동을 지연 행동이라고 한다(Solomon & Rothblum, 1984). 과제를 미루다가 기한 직전에 겨우 제출하거나 시험 전날에 벼락치기를 하는 것처럼 지연 행동이 학업 영역에서 나타나면 학업 지연 행동이라고 한다(Ferrari, 2001; Solomon & Rothblum, 1984). 학업 지연 행동의 정의는 연구마다 다른데(김경희, 2020; Ferrari, 2001), 강은비(2013)는 선행연구에서 주장하는 학업 지연 행동의 공통적 특성을 고려하여 ‘부정적 결과를 예상하면서도 해야 할 과제나 시험 준비를 자발적으로 미루는 역기능적 행동’으로 정의하였다.

학업 지연 행동은 개인에게 다양한 부정적 영향을 초래한다. Solomon과 Rothblum(1984)은 대학생들이 학업 지연 행동을 많이 할수록 우울, 불안, 비합리적인 신념의 수준이 높으며 자존감이 낮다고 보고하였다.

학업 지연 행동의 원인은 다양한 관점에서 설명되어 왔다. 그중 인지행동 이론에서 완벽주의가 주요인으로 많은 주목을 받아왔다(이미라, 오경자, 2009; 이수민, 양난미, 2011; 임성문, 2007). 완벽주의는 상황이 필요로 하는 수준보다 더 높은 수준의 수행을 자신이나 타인에게 요구하는 성향으로 정의된다(정승진, 1999). 이 성향이 적응적이면 성장 욕구와 내적 동기의 증가라는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수준이 과도하면 자신에 대한 기준치가 너무 높아지므로, 이상적 자아와 실제 자아의 불일치로 인해 불안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Halgin & Leahy, 1989). Ellis와 Knaus(1977)는 과제를 완수하는데 필요한 자신의 능력을 확신하지 못하는 비합리적인 두려움 때문에 과제 시작을 미룬다고 하였다. Pacht(1984)는 완벽주의자가 달성하기 어려운 정도의 높은 기대 수준을 가지고 있으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강박적으로 애쓰고 타인보다
우월하고 싶은 욕구로 인해 자기 패배감에 쉽게 빠진다고 하였다.

스트레스 대처방식은 학업성취나 지연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적극적 대처방식은 더 높은 학업성취와 연관된다. GustemsCarnicer, Calderón과 Calderón-Garrido(2019)의 연구에서 문제 해결 중심 대처 경향이 높고 회피 대처 경향이 낮은 학생일수록 학업 성취가 높다고 나타났다. 이경숙, 김정호(2000)는 여자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적극적 대처를 향상시키는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는데, 일부 과목에서 참가자의 성적이 유의하게 향상되었다. 또한 신효정 등(2012)의 종단연구에서 적극적 대처방식 경향이 높을수록 스트레스로 인한 학업소진이 효율적으로 완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트레스 대처방식과 학업지연 행동의 관계를 조사한 연구에서 문제 중심적 대처 등의 적극적 대처방식은 지연행동과 비교적 일관되게 부적 상관이 있음을 알 수 있다(강은비, 2013; 최지연, 2000; Flett, Blankstein, & Martin, 1995). 반면 이들의 연구에서 소극적 대처방식은 지연행동과 정적 상관이 나타나기도, 유의한 상관이 나타나지 않기도 하였다.

완벽주의의 유형이 반드시 하나의 대처방식과 이어지지는 않으며, 개인이 두 가지 이상의 대처방식을 동시에 사용하기도 한다. 하정희, 조한익(2006)의 연구에서 개인기준 완벽주의 성향이 강한 대학생은 대학생활에 적응하기 위해 문제 중심적, 소망 추구적, 정서적 대처를 사용하였다. 또한 평가염려 완벽주의 성향이 높은 학생은 문제 중심적 대처와 정서적 대처를 통해 대학생활에 적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운동선수를 대상으로 한 정상훈, 김회용(2014)의 연구에서 자기지향적 완벽주의는 문제 중심 대처와 소망적 대처방식에 정적 영향을, 타인지향 완벽주의는 사회적 지지 추구와 정서적 대처에 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개인 내적 요인, 환경적 요인에 따라 사람들이 상이한 스트레스 대처방식을 사용하는 것이라 설명하였다.

적극적 스트레스 대처방식은 다른 변인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학업 및 다양한 심리적 요인에 긍정적, 적응적 효과를 준다(신효정 등, 2012; 이경숙, 김정호, 2000; 이지숙, 2013; Gustems- Carnicer, Calderón & Calderón-Garrido, 2019).따라서 적극적 대처에 해당하는 문제 해결 중심 대처방식, 사회적 지지 추구 방식을 사용한다면 완벽하고자 하는 욕구를 학업에 빠르게 착수하고 완료하는 방식으로 해결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완벽주의 성향을 가진 개인이 회피 중심 대처방식을 사용할 경우, 자신 혹은 사회가 부과한 기준에 도달하지 못 할 것이라는 불안과 우울감 때문에 심리적 어려움을 겪을 것이며, 이러한 실패를 회피하고자 학업지연행동을 할 것으로 추론해 볼 수 있다.

 

강하연, & 안정광. (2021). 대학생의 완벽주의와 학업지연행동의 관계: 스트레스 대처방식의 조절효과. 한국심리학회지: 임상심리 연구와 실제, 7(1), 22-24, https://doi.org/10.15842/cprp.2021.7.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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